문 손잡이 돌리는데 손목이 찌릿… 혹시 척골 충돌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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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59회 작성일24-05-08 12:21본문
중년 이상 여성 빈발… 퇴행성 질환
새끼손가락에 과중한 하중 반복
통증·부기·근력 감소 등 유발
3~6개월 보조치료 효과 없으면 수술
평소에 괜찮다가 병뚜껑을 딸 때 혹은 문 손잡이를 돌릴 때 손목이 찌릿하고 통증이 있다면 ‘척골 충돌 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이 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다. 퇴행성 질환인 만큼 중년 이상 여성에서 흔히 겪을 수 있고 최근엔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젊은 층에서도 손목 과사용으로 인한 발병 사례가 느는 추세다.
손목 관절에는 요골과 척골이라는 두 개의 뼈가 있는데, 그중 척골은 새끼손가락 쪽의 뼈를 말한다. 요골과 척골이 잘 맞물려 손목 관절 운동이 이뤄지고 안정성이 유지된다. 그런데 척골의 뼈가 선천적, 후천적 요인에 의해 정상보다 길어지면서 새끼손가락 쪽에 과도한 하중이 반복적으로 가해지고 그로 인해 통증과 부기, 관절 운동 제한, 근력 감소가 초래되는 병이 척골 충돌 증후군이다.
김동민 원장은 “척골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면 그쪽으로 압력이 가중되고 반복 사용 시 주변에 있는 연골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방치하면 관절 불안정성이 동반되면서 손목 관절염으로도 진행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척골 충돌 증후군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한데, 선천적으로 척골이 요골보다 길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의 경우 골절로 인한 변형 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충격이 자꾸 가해지면 척골 쪽 뼈가 바둑돌 모양으로 자라나는데, 그 위를 지나며 손가락을 움직이는 인대가 파열되거나 연골이 닳게 되는 것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강종우 교수와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석현식 원장 등 연구팀은 2021년 국제 학술지(Archives of Hand and Microsurgery)에 발표한 척골 충돌 증후군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종설 논문에서 “손목의 척측(새끼손가락 쪽)은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하고 조밀하며 모든 해부학적 이상은 손목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척골 충돌 증후군과의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특히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은 요골보다 척골이 길어 척골 충돌 증후군이 더 잘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척골 충돌 증후군 환자는 대개 새끼손가락에서 손목 아래쪽까지 저리고 아프다고 호소한다. 문고리를 돌려 열거나 손목을 비틀어 걸레를 짤 때, 바닥을 손으로 짚고 일어날 때, 손목을 회전시킬 때, 타자·피아노를 치는 동작을 할 때 손목에 시큰함을 느끼기 십상이다. 테니스·골프 등 기구 운동뿐 아니라 헬스·복싱 같은 맨손 운동을 할 때 손목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석현식 원장은 “자가 진단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손목을 많이 쓴 후 척골 주변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새끼손가락 쪽 손목의 오목한 부분을 눌렀을 때 아프다면 해당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척골 충돌 증후군은 손목 관절의 ‘삼각섬유연골 복합체(TFCC)’의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MRI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TFCC는 요골과 척골의 안정성을 잡아주는 중요한 구조물이다.
증상이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라면 생활습관 개선과 물리·주사·약물 치료, 보조기 사용 등으로 완화가 가능하다. 손목이 비틀어진 상태로 손에 힘을 주거나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작업·운동은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해당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뼈의 길이에 따른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3~6개월 보존적 치료를 받았는데도 나아지지 않으면 수술 치료가 불가피하다. 김동민 원장은 “척골 충돌 증후군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은데, 대부분은 수술이 꼭 필요한 상태가 아니다. 초기이거나 급성으로 발병한 경우라면 손목 사용을 제한하고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방법으로 증상을 개선하고 수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시행한다”라고 말했다.
척골 충돌 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일상 혹은 운동 시 손목을 과하게 뒤로 젖히거나 손으로 턱을 괴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손을 짚거나 걸레를 손으로 짜는 등 사소한 행동이나 동작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운전 시 핸들은 손목 통증이 유발되는 11시와 1시 방향보다는 3시와 9시 방향으로 잡도록 권고된다. 김 원장은 “아울러 장시간 손목을 썼다면 냉·온찜질로 손목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도움 된다. 손목 통증이 2주 넘게 지속할 경우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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